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다시 한 번 팬들 앞에 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피파랭킹 23위)은 오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복병 파라과이(37위)와 맞붙는다. 단순한 평가전 이상의 의미를 지닌 경기다. 사흘 전 같은 장소에서 브라질에 0-5로 완패하며 아쉬움을 삼킨 홍명보호는 이번 파라과이전에서 반드시 분위기 반전과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 특히 브라질전 참패는 단순한 패배 이상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스리백 실험의 불안정, 공격 전개 과정의 답답함, 그리고 조직력의 균열이 한꺼번에 노출된 경기였다. 그렇기에 이번 경기는 홍명보 감독 체제의 방향성을 다시 정립할 수 있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브라질전은 홍명보호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직시해야 할 ‘현실의 벽’이었다. 월드컵 최다 우승국이자 세계 6위 브라질을 상대로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잃었다. 경기 시작 13분 만에 수비 라인이 붕괴되며 선제골을 허용했고, 이후 경기 내내 상대의 개인기와 템포에 휘둘렸다. 공격 전환 속도는 느렸고, 간격 조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중원과 수비의 연결이 끊겼다. 후반 종료 직전까지도 실점을 허용하며 결과적으로 0-5, 역대 맞대결 최다 점수 차 패배라는 불명예를 남겼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이런 경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다”며 “본선에서 강호를 만났을 때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는지 점검할 기회”라며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브라질전 참패, 그리고 남은 과제
브라질전은 한국 축구의 현재 위치를 냉정히 보여준 경기였다. 홍명보 감독은 북중미월드컵 본선을 대비해 스리백 전술을 실험했지만, 상대의 빠른 측면 침투와 공간 활용에 완전히 무너졌다. 수비 라인이 과도하게 벌어지면서 중앙이 뚫렸고, 윙백들은 공격 가담 이후 복귀가 늦어 상대에게 지속적으로 뒷공간을 허용했다. 중앙 미드필더들의 커버링도 늦어지며 세컨드볼 싸움에서 완패했다.
특히 한국의 강점이던 ‘압박 후 빠른 전환’이 사라졌다. 브라질은 이를 철저히 파악하고 공을 빼앗긴 직후 재빠른 압박으로 역습을 차단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유효슈팅 1개에 그치며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손흥민(로스앤젤레스 FC)은 고립됐고, 이강인과 조규성도 유의미한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파라과이전, 실험이 아닌 ‘결과의 무대’
이제 시선은 파라과이전으로 향한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이번 경기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평가전은 어디까지나 실험의 장이지만, 현재 한국의 상황은 결과도 중요한 시점이다. 피파랭킹 23위로 포트2 유지를 위해서는 파라과이전 승리가 필요하다.
파라과이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남미 예선에서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를 각각 한 차례씩 제압하며 2026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피지컬과 조직력에서 모두 강점을 가진 팀으로, 특히 역습 전개 속도가 빠르다. 한국이 수비 라인 간격 조정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브라질전의 악몽이 반복될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과의 경기를 통해 수비 간격과 빌드업 문제를 확인했다. 파라과이전에서는 좀 더 밀집된 형태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리더십, 다시 빛날까
손흥민에게도 이번 경기는 의미가 깊다. 브라질전에서 A매치 137경기를 소화하며 한국 선수 최다 출장 기록을 세웠지만, 그 경기에서는 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했다. 그는 경기 후 “결과는 아쉽지만 브라질의 강함을 몸소 느꼈다. 월드컵 본선을 위해 우리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분명히 알게 됐다”고 담담히 말했다.
손흥민은 파라과이전에서도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홍명보 감독은 “팀의 중심은 변하지 않는다. 손흥민은 단순한 공격수가 아니라 경기 전체의 분위기를 이끄는 리더”라며 신뢰를 드러냈다. 손흥민 역시 “이제는 반등해야 한다. 팬들에게 우리가 여전히 경쟁력 있는 팀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스리백의 운명, 이번 경기에 달렸다
홍명보호의 스리백 전술은 이번 경기에서 재평가를 받게 된다. 브라질전에서 드러난 불안 요소를 보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스리백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중앙 수비수들의 커뮤니케이션, 윙백의 왕성한 활동량, 그리고 중원에서의 수적 우위 확보가 필수다. 이번 파라과이전에서는 이한범, 김민재, 정승현이 후방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전은 실험이었다면, 이번 경기는 적용 단계”라며 “스리백이 본선 전술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가늠할 경기”라고 설명했다. 팬들 역시 이번 경기를 통해 스리백의 현실성을 평가하게 될 것이다.
이재성의 100번째 A매치, 경험이 이끄는 조직력
브라질전에서 A매치 100경기를 달성한 이재성(마인츠)은 이번 파라과이전에서도 중원의 핵심으로 나설 전망이다. 그는 “브라질전은 아쉬웠지만 의미 있는 경기였다. 어린 선수들에게 큰 교훈이 됐다. 본선에서 강팀을 만나면 이렇게 대응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중원에서의 압박과 전환 플레이를 강조했다. “파라과이는 수비를 단단히 하다가 역습으로 찬스를 만드는 팀이다. 우리가 중원에서 끊임없이 압박하지 않으면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성의 경험이 이번 경기에서 한국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파라과이전 승리의 의미, 단순한 복구 그 이상
홍명보호가 파라과이를 꺾는다면, 단순한 평가전 승리를 넘어 여러 가지 의미를 얻는다. 첫째, 피파랭킹 23위를 유지하며 월드컵 조추첨 포트2 진입 가능성을 확실히 할 수 있다. 둘째, 브라질전 참패로 흔들린 분위기를 다잡고, 선수들의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다. 셋째, 스리백 전술의 안정화 여부를 점검하며 본선 대비 전략을 구체화할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에서 첫 경기나 두 번째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을 때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이번 경기가 그런 상황을 미리 대비하는 시뮬레이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경기는 홍명보호가 위기에서 얼마나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팬들의 기대와 대표팀의 책임
브라질전 대패 이후, 팬들의 반응은 냉정했다. 경기력 저하에 대한 비판과 함께 전술적 유연성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동시에 “지금이라도 문제점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희망적인 의견도 많다. 팬들은 파라과이전에서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대표팀 선수들도 그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손흥민은 “비판은 당연하다. 그만큼 팬들의 관심이 크다는 뜻이다. 이번에는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본선 조추첨을 향한 전략적 평가전
현재 FIFA 랭킹 23위인 한국은 포트2의 마지막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만약 파라과이전에서 패하거나 무승부에 그칠 경우, 순위 하락으로 포트3로 밀려날 가능성도 있다. 이는 월드컵 조추첨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팀들과 한 조에 편성될 위험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 경기는 단순한 ‘평가전’이 아니라, 본선의 밑그림을 결정할 경기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경기는 결과가 주는 의미가 크다. 우리가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필요한 승부”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대표팀의 미래를 결정할 90분
결국 파라과이전은 홍명보호에게 있어 ‘방향의 갈림길’이다. 브라질전 참패의 교훈을 반등의 에너지로 바꾸느냐, 아니면 다시 흔들리느냐는 이번 경기 결과에 달려 있다. 대표팀의 전술 완성도, 멘털 회복력, 그리고 리더들의 책임감이 모두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팬들은 이제 ‘다시 일어서는 한국’을 보고 싶어 한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붉은 함성 속에서, 홍명보호가 어떤 축구로 반등할지 전 세계의 시선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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